- 그의 국내여행

西海 제부도에서

Chris Yoon 2021. 10. 24. 02:48

西 海 에서

 

 

 

마음 걷잡을 수 없어 서해바다에 갔었네

정오의 하늘엔 갈매기 떼지어 날고

붉은 태양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네

바다 갈매기는 떠나간 사람의 잡을 수 없는 마음같은 것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네

떠나간 사람의 마음은 어짜피 돌이킬 수 없는다는것을

 

Marco Masini의 Ci vorrebbe il mare(네겐 바다가 필요하겠지)를 들어 보셨는지?...
이태리 칸조네의 큰별 마르코 마시니가 외쳤던 노래
바다에 대한 그리움,
그것은 사랑을 이루고자 애절하게 불렀던 애정의 증표였었지.

 

강한 햇빛속에서 사람들의 검은 그림자가 손을 들어 갈매기를 유혹한다

갈매기들은 이미 사람들의 손에 길들여져있다

사람들의 손끝에 있는 스넥과자를 채어 날아간다

검은 실루엣으로 움직이는 사람과 갈매기들은 흡사 흑백 무성영화처럼 천천이 돌아가고 있다

나는 멀리서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Give와 take의 관계를 오래오래 생각했다

그래, Give와 take는 저렇게 단순한 관계라야 해.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사람은 안다.
섬이 왜 바다에 홀로 떠 있는 것인지
떠나간 사람을 기다려 본 사람은 안다.
백사장에 모래알이 왜 그리 부드러운지

 

섬을 등 뒤로 한 여자가 활짝웃으며 서 있다

....................
꽃처럼 당신의 손길 안에 남겨진 우리의 바다가 필요하다.
그래서 당신의 사랑을 얻고 간직하고 싶다

 

항상 이방인같이 살아온 세월.

프랑스의 소설가 까뮈가 쓴〈이방인 L'Étranger>은 오늘날 생각하면 '묻지마 살인'식 게임이었다.

소설의 주인공 '뫼르소'가 '태양이 강렬해서' 살인을 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

그러나 나는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아마도 이런날 이었을게다. 그날이...

암울한 현실에서 인간의 현실적 존재를 추구한 문예, 그의 문학은 실존주의였다

 

 

 

물이 빠졌다

썰물이 되자 섬과 포구를 잇는 갯펄밭이 검게 드러났다.
썰물이 지며 밀려 나간 바닷물이 갯펄밭 저 아래에서 일렁거리고 있다
썰물과 함께 타오르던 태양도 서쪽하늘로 밀려갔다
이런 풍경을 보면 김승옥의 <무진기행>이 떠오른다
그리고 철저하게 소설속의 윤기준이 되어 갯펄밭을 걷는다

 

<무진기행>에서 나온 하인숙이라는 여자

그녀는 서울에서 음악대학을 나오고 무진으로 발령을 받아 내려온 음악선생으로

무료하여 밤마다 동네 청년들과 술좌석에 어울린다

그리고 동네청년들이 청하면 서슴없이 '목포의 눈물'을 부른다.

성악식으로 부르는 '목포의 눈물'은 절묘한 느낌이 있다

서울서 내려간 윤기준에게 하인숙은 매달린다. 서울로 데려가 달라고...

윤기준과 하인숙이 거닐다 정사를 가졌던 썰물이 빠져나간 그날 오후의 갯펄

그때 하인숙은 양산을 쓰고 있었다

여자가 양산을 쓰고 걷는다. 하인숙같다

 

 

 

 

섬은 그리움의 모래알
거기에서 울어 본 사람은 바다가 우주의 작은 물방울이라는 것을 안다
진실로 우는 사람의 눈물 한 방울은 바다보다도 크다

 

바다는 육지를 그리워하고 육지는 바다를 사랑한다.
육지가 가고파 했던 그 곳 바다엔
삶의 찌듬이 온전하게 씻겨져 망망대해로 사라지고 바다의 애처로운 육지사랑은 순수 그 자체의 희망을,

정처없이 떠도는 부유물처럼 육지속에 전설처럼 남길 원하는 간절한 소망으로 날마다 철썩이며 파도를 모은다.

섬이 되고 싶지만 바다의 꿈을 꾸는 육지
파도를 치몰려 육지의 희망을 일으켜 세울 푸른바다 바다의 육지는 섬이다.

 

밤이오고 하늘이 쉬는동안 별을 헤아리며
섬으로 가는 길은 온통 그리움이 깔려있다.
그동안 바다가 그리웠다.
세상을 위한 한 뭉치의 소포처럼 남겨진 지금의 당신
바다가 그리웠겠지.

이제 당신의 손길 안에 남겨진 우리의 바다.
그래서 당신의 사랑을 얻고 간직하고 싶은것이다.
좌절하는 곳에, 사랑이 없는 곳에 세상을 치유하는 바다

 

 

 

서해의 작은 섬에서 울었다
더 이상 발 디딜 곳이 없는 섬의 마음을 보고 울었다
그 외로움이 바로 그대가 오고 있는 길이라는 걸,
그대가 저기 파도로 밀려오고 있는 작은 길이라는 걸 알고 눈이 시리도록 울었다
밀려와 그대 이제 이 섬의 작은 바위가 되어라
떠나지 않는 섬이 되어라

 

 

 

 


1. Raul Di Blasio - Otonal
2. Raul Di Blasio - Otonal 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