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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ia De Un Amor (사랑의 역사)

Chris Yoon 2021. 10. 22. 00:57

 

 

Historia De Un Amor (사랑의 역사) 이병률 - '상처'에 아픈 나, 그래도 심장은 또 뛰네 -

왼편으로 구부러진 길, 그 막다른 벽에 긁힌 자국 여럿입니다
깊다 못해 수차례 스치고 부딪힌 한두 자리는 아예 음합니다
맥없이 부딪혔다 속상한 마음이나 챙겨 돌아가는 괜한 일들의 징표입니다
나는 그 벽 뒤에 살았습니다
잠시라 믿고도 살고 오래라 믿고도 살았습니다
굳을 만하면 받치고 굳을 만하면 받치는 등 뒤의 일이

내 소관이 아니란 걸 비로소 알게 됐을 때

마음의 뼈는 금이 가고 천장마저 헐었는데

문득 처음처럼 심장은 뛰고 내 목덜미에선 난데없이 여름 냄새가 풍겼습니다

 

 

 

 

여행이 거의 끝나간다.

그간 스페인을 위시로 몇 나라, 아니... 몇 십개의 도시를 돌며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머리색과 눈동자의 색과 피부색이 달라도 나는 그들과 통(通)하는게 있었다.

어쩌면 그건 일종의 사랑이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그런 통속적인 사랑이 아니고.)

전생에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만났다가 다시 이렇게 스쳐 지나갔을까?

그중에 E-Mail주소를 주고 받은 사람도 있고 그냥 헤어진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통신이 발달했고 세상이 그로벌化됐다해도

우리는 다시 만나기 어렵고 그저 마음속에 추억만 쌓고 잊혀질 것이라는걸 나는 잘 알고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늘 두렵고 아픈 것이다.

 

-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