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기 / Gipsy II
먼 길을 돌아 어디서부터 왔는지 모르는 민족,
그들은 손재주가 타고나고 예술성이 짙은 재주꾼들이다,
나는 이들을 '집시'라고 안부르고 '짚시'라고 부르겠다.
짚시들이 그라나다 탈환 당시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는데 공을 세운 댓가의정착지로 받았다는 세크라멘토(Sacromonte)언덕은 말이 언덕이지 산이다. 그 세크라멘토(Sacromonte)산 중턱의 짚시가 사는 동굴집(Cueva)이 있고
짚시의 동굴집앞에 경계가 쳐져있다. 경계가 쳐 있는 철망 사이로 줌인(Zoom in)해서 나는 사진을 찍는다.
사람들은 왜 그들을 경계하는가?
요즘에는 정착을 하거나 일반인들과 결혼을해서 경제 생활을 하는 짚시들도 꽤 있다.
그런데 짚시들의 결혼 서약이 정말 인상적이다.
짚시들은 결혼할 때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둘 중 한 사람이 자유를 원할 때 기꺼이 놓아주겠다는 약속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과거의 삶을 그대로 살아가는 짚시들도 존재한다.
(유럽의 소매치기나 도둑, 거리의 악사. 무희 등은 거의 짚시인걸로 추정된다.)
짚시들은 시스템에서 벗어나 있으므로 그들은 차별받고 무시당한다.
어디가나 사회 골치덩어리이고 실제 그들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며 살아간다.
그 중 유럽을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대개 짚시들의 악명 높은 범법행위를 들었거나 경험했을 것이다.
실제 이들은 뻔뻔하게 관광객의 주머니를 털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기치는 일 따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 뿐이다. 그들은 사람을 죽이거나 주식 투기를 하거나 부동산 사기를 치지는 않는다.
실제 사회의 주요 범죄는 주로 정치권력이 저지른다.
그리고 시스템 안에서는 사회가 어려워질수록 사람들의 분노를 힘없는 좀도둑꾼에게 돌리려 한다.
이에 부응해 경제위기에 접한 유럽 각국에서 짚시에 대한 인종차별적 집단 폭행이나 살인 등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한다.
가난하게 사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시스템 안에서 노동력을 사고 파는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
성실하게 노동한다는 건 자본가에게 좋은 일이지 개인의 자아실현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일임에도 우리는 가난을 무서워하지 않는, 불성실한 사람들을 경멸한다.
한가롭게 놀면서 가난해도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의 용기가 부럽다.
그들만큼 예술성이 뛰어나고 피가 뜨거운 종족이 또 있을까? 그 한 가지만으로도 우리는 그들을 존중해줘야 한다.
짚시마을로 올라가려면 30여분을 땀을 흘리며 산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러면 집시 마을의 시작을 알리는 명판이 보인다. 'ROMI'(롬).
학설에 의하면 짚시는, 그들의 까만 피부를 본 유럽인들이 '이집트에서 온 사람같다'고 하여 이집티안-이라고 부르다가 '짚시'가 되었다고 하는데 짚시는 서아시아, 유럽 특히 동유럽에 나오는 인도아리아계 유랑민족을 이르는 말이라 한다.
사실 짚시는 부랑자라는 못된 뜻을 지닌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를 '짚시' 가 아닌, '인간' 이라는 뜻의 'ROMI' 혹은 'ROME' 이라고 부른다.
짚시는 서아시아, 유럽 특히 동유럽에 나오는 인도아리아계 유랑민족을 이르는 말이라 한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시작은 인도 북부였던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는 Rom(여성은 Romi)이라 부르고 롬어(Romany)라는 자신들만의 언어를 쓴다. 국가 없이 살면서 일정한 거주지 없이 이곳저곳 여러 마을을 이루어 유랑하며 살아 그런지 인구통계도 없다 한다.
그들의 비행을 탓하지 말자.그들은 주로 여자들은 수예나 천을 짜는 기술이 좋았고, 남자들은 대장장이가 많았다.
손재주가 좋았던 그들은 무엇이든지 직접 다 만들어 써야 했다.
정착을 못했기 때문에 어디서나 오직 몸으로 가능한 일들을 익혀서 경제활동을 하거나 자급자족 하며 살아야 했다.
그들의 동굴집은 대문이 있지만 대문을 들어서면 이내 동굴로 변한다.
동굴집은 밖에서 볼땐 비좁을듯하지만 들어서면 넓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
방이 8~10가량 되고 이웃과 통할 수도 있다. 방마다 기능은 따로있다 .
리빙룸, 작업실, 부엌, 침실.... 모두 있다.
각 방들은 제 역할이 분명하다. 리빙룸에서 그들은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여가를 보냈을 것이다.
침실, 침대에 덮인 침대보가 화려하다.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