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기 / 말라가(Malaga)의 아침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안달루시아는 '스페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즉 '가장 아름답고 스페인다운 스페인'이라는 말이다.
그 중, '말라가(Malaga)'는 Cos Del Sol / 코스델솔( '태양의 해안'이라는 뜻)의 주도로서 가장 휴양도시의 느낌이 강렬한 도시이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피브랄파로城에 오르면 아주 멀리까지 지중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따리파 절벽에서 네르하(Nerja)까지 수백킬로로 연결된 해안선은 드라마틱한 산악지대와 그림같은 해안선이 조화를 이룬 매혹적인 풍경들이다.
어제는 밤 늦게 비를 맞고 피카소 광장에서 돌아와 노곤한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아침, 창을 열고 내어다보니 신세계가 펼쳐져있다
여기가 어딘가? 스페인 지중해의 휴양 도시 '말라가(Malaga)'가 아니던가?
간밤에 내린 비로 바다는 더 잔잔하고 야자잎들이 씯긴듯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그렇다. 이곳은 연간 300일 이상 햇빛을 볼 수 있다는 휴양지이다.
따뜻한 지중해와 풍부한 일조량으로 겨울철에도 영상 10도 이상을 유지하여 사계절 내내 광객들로 북적인다는 곳.
앞에 보이는 마즌편, 발코니에는 이미 많은 투숙객들이 나와서 아침바다를 보고있다.
휴양지답게 거의가 노인들이다. 그들은 나이에 걸맞게, 조심스럽게 발코니로 나와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조용한 아침을 즐긴다.
나는 바다로 나왔다. 바다는 아직 물러나지 않은 비로 낮게깔린 구름과 수평선이 맞닿아 있고 아직 밤에서 깨어나지 않은듯 조용하고 푸르다.
푸르디 푸른색의 바다... 푸른색은 이곳 지중해의 색갈이다.
말라가(Malaga)는 피카소가 유년기를 보낸 곳으로 피카소가 많은 영향을 받은 곳이다.
푸른색을 즐겨썼던 피카소의 그림도 괜히 그냥 나온것이 아니었다.
피카소의 작품세계에 많이 등장하는 푸른색은 이곳 지중해의 영향이었다.
피카소와 여인들...피카소는 여인들마저 푸른색으로 그려냈다.
이제 나는 그의 작품 세계에 나타나는 여성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푸른빛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노부부가 옆에 앉는다.
"Hola!(올라) : 안녕하세요..." 나는 스페인어로 인사를 했다.
노부부는 영어를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는 노인들이었다. 핀란드에서 왔는데 손자가 함께 모시고 왔다고 한다.
옆에 있는 손자는 아주 수려하게 잘 생긴 청년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서툰 영어로 나에게 노인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나는 구태여 손자의 통역이 없어도 노인의 말을 눈치로 이해할 수 있었다.
노인은 내 손을 잡고 손등을 쓸어주며 오래오래, 작게, 천천히 이야기 했다. 이야기는 끊어졌다, 이어지고 또 잠시 끊어졌다 이어지고... 를 반복했다.
"젊다는건 참 좋은거지.... 나도 당신같던 때가 있었어. 당신은 아직도 참 젊군... 여행하는 당신의 모습이 아주 건강하고 좋아보여..." 나는 그의 손에 잡힌 손을 빼지않고 그대로 이야기를 다 들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가 끝나자 말했다.
"저어... 시간이 있으시다면 함께 식사를 하고 싶습니다."
노부부를 모시고, 그의 손자와 아침식사를 했다.노인을 위한 생선요리 메뉴를 선택했는데 이 요리는 포루투갈 요리로서 스페인과 유럽에 널리 알려진 특별한 요리다.
바깔라우(Bacalhau)라는 이 요리는 대구의 내장을 제거하고 염장한 후 천천히 건조시킨 후에 요리하는 포르투갈 전통요리다. 염장이란 한자로는 鹽藏, 영어로는 salting인데말 그대로 식품을 소금에 절인다는 이야기다.
손님이 원하면 소금에 묻어둔채로 웨이터가 카트를 끌고 와서 불에 익혀 그 뜨거운 소금 속에서 익은 생선을 일일이 대가리 떼어내고 꽁지 떼어내고 뼈를 발려주고 하여 살 부분만 접시에 담아주는 것도 있고 굽던지, 올리브유에 요리하던지하여 감자나 채소를 곁들여 손님상에 올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대구란 생선은 원래 입이 큰 생선이라여 大口라고 부르는데 노르웨이에서 잡은것을 수입해서 쓴다고 한다.
Jamón (하몽)
식사 이야기가 나와서 스페인 사람들이 좋아하고 잘 먹는 요리,<하몽>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하고 넘어가려 한다.
하몽(Jamón)은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시키는 방식으로 숙성시킨 햄(Ham)을 말한다.
스페인의 전통 음식으로 장기간 소금에 절여 건조해 만든것이다.
비슷한 건조 육류인 살라미(Salami)등과 비교하면 기름기가 적은 편이다.
따로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을 수 있으며 샐러드나 샌드위치 등에 끼워 먹거나 치즈 등과 함께 술안주로 먹기도 한다.
하몽은 크게 하몽 이베리코(Jamón ibérico)와 하몽 세라노(Jamón Serrano)의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하몬 이베리코는 이베리아 반도(Iberian Peninsula)에서 사육하는 흑돼지인 이베리코 돼지로 만든 하몬이다.
하몬 이베리코는 하몬 중에서도 품질이 좋은 것으로, 특히 하몬 이베리코 데 베요타(Jamon Iberico de Bellota)는 도토리를 사료로 하고 방목해 키운 돼지를 사용해 최상급 하몬으로 인정받는다.
벨로타 아래 등급은 하몬 이베리코 데 레세보(Jamón ibérico de recebo)로 도토리와 곡물을 같이 먹이고 방목한 돼지를 사용하며, 그 아래 등급은 하몬 이베리코 데 세보 캄뽀(Jamón ibérico de cebo o campo)로 곡물을 먹이고 방목한 돼지를 사용한 하몽이다.
하몽 세라노는 이베라코 돼지가 아닌일반 백돼지로 만든 하몽을 말한다.
스페인에서 만드는 햄 중에 가장 흔하며하몽 이베리코보다 저렴하고 대중적이다.
하몽 세라노에는 세라노 보데가(Serrano Bodega), 세라노 레세르바(Serrano Reserva)등이 있다.
하몽을 제조할때는 적당한 온도 및 습도에서 돼지 뒷다리를 천연 소금으로 덮어 염장한다. 이후, 창고에 90일 정도 매달아 수분을 제거한 다음건조 및 숙성 과정을 거친다. 무게나 품질 등 하몽의 종류에 따라보관 기간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하몽의 제조과정은15개월에서 36개월 정도 걸린다.
그중에서 나는 하몽 이베리코(Jamón ibérico)를 얇게 저며 바삭한 빵에다 넣어 먹는걸 좋아한다.
야채는 될수록 넣지않고 따로 먹는다.
야채를 함께 넣다보면 야채의 향이 하몽의 독특한 맛을 못 느끼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빵도 당분이 많이 들어가서 달착지근한 빵보다 밀가루에 효모와 올리브유로만 반죽한 순수한 빵을 더 즐긴다.
빵이 단맛이 강하면 역시 하몽의 맛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빵은 너무 달다.
물론 잼을 바르고 속에다 첨가물을 넣지않고 그냥 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드시 바삭한 바게트나 식빵을 사다 먹는데 그 속에도 건포도나 밤 등, 말린 과일이나 곡물류를 섞어 넣는다.
빵은 담백할수록 제맛이나서 좋다.
그래야 첨가물인 하몽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짜피 빵 이야기가 나왔으니 빵에 대해서 이야기 좀 더 하려한다.
얼마전 호텔에서 나오며 아침식사용으로 나온 빵 몇개를 카메라 백에 넣고 나왔다.
버스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다보면 몹시 배가 고플때가 있다.
그때도 속이 출출하여 카메라 백을 열고 빵을 꺼냈다.
그런데 한 입을 베어물다 이상한 촉감에 손에 잡히는 걸 꺼내 보았다.
그것은 빵에서 나온 작은 종이 메모였는데 희망적인 문구가 적혀있었다.
나는 순간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노아 벤샤(Noah ben Shea)가 쓴 <빵장수 야곱>의내용이 생각났다.'정말 이런일이 일어날 수도 있구나.'생각하며.
소설의 내용은 이렇다.
모두가 잠든 새벽을 기도로 여는 야곱이 있었다. 그는 빵을 굽는 남자, 제일 먼저 빵집의 문을 열고 반죽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가 반죽을 가지런히 준비해놓으면 동료들이 출근해서 빵을 만든다.
야곱은 항상 작은 쪽지 한 장에 하루를 바라보는 자신의 지혜를 적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 쪽지 꾸러미에 차곡차곡 모으곤 했다.
하루는 빵 반죽에 야곱의 쪽지가 실수로 들어가게 되었고, 빵을 사간 어느 중년의 부인이 쪽지를 읽게 된다.
부인은 야곱의 쪽지에 감명을 받아 손님들을 위한 빵과 쪽지를 부탁하게 되는데…… 그렇게 야곱의 쪽지가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그를 찾아오기 시작한다. 야곱의 지혜를 통해 자신의 갈등과 상처를 씻어내고 싶었던 것이다.
Jesse Cook Album
1. All That Remains
2. Worlds Away
3. Rain Day
4. Into The Dark
5. Falling From Grace
6. Querido Amigo
7. Vertigo
8. Tuesday's Child
9. Vi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