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애송詩

바닷가 달력 - 임재춘

Chris Yoon 2021. 10. 10. 06:02

2012. 8. 22.

 

외포리 횟집 벽에는
바다달력이 걸려있다
껌뻑이는 형광등 아래 바람은 달력을 차고 논다
무쉬, 사리, 한객기, 대객기, 조금 들이
물높이 시간 옆에 날짜별로 가지런히 적혀있다
하루에 두 번씩
물결의 높이로 적혀있다
마음의 높이도 하루에 몇 번씩 바뀌는 걸
가장 높은 물결이 가슴 속까지 쳐들어와서
바닷가에서 출렁거리는 섬을 보다가
깊이 나락으로 빠졌는가, 했는데
밑바닥이 솟구치며 뭍으로 올라섰다
마주하고 선 빗줄기가
물결을 두드린다
철썩철썩 소리가 나게 맞고 있다
달력도 뒤집히며 날개를 퍼덕인다
서로 밀어내며 다투는 시간이
외포리 달력 위에 적힌 줄을 당겨
외로운 술이 채워지고 있는
사리중인 몸


임재춘의 '바닷가 달력'全文



 

 

지금은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
부질없는 욕망은 다 버렸지만
아직도 각혈같은 사랑만은 버리지 못했습니다

술 한 잔 주시겠습니까


사진설명 /

윗 사진은 제가 서른살 무렵의 사진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바쁘게 바닷가 부산,창원, 마산, 진주,...등으로 출장을 갔다가

을 마치고 마산 바닷가 횟집으로 나와서
해저무는 저녁바다를 보며 무척이나 취했던 기억이 납니다.

(배위의 횟집, 마산 홍콩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