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애송詩
<섬>에 관한 명상
Chris Yoon
2021. 10. 16. 07:40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사람은 안다
섬이 왜 바다에 홀로 떠 있는 것인지
떠나간 사람을 기다려 본 사람은
백사장에 모래알이 왜 그리 부드러운지
스스럼없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것인지를 안다
섬은 그리움의 모래알
거기에서 울어 본 사람은 바다가 우주의
작은 물방울이라는 것을 안다
진실로 우는 사람의
눈물 한 방울은 바다보다도 크다
바다 갈매기는 떠나간 사람의
잡을 수 없는 마음이라는 것을 안다
서해의 작은 섬에서 울었다
더 이상 발 디딜 곳이 없는 섬의 마음을 보고 울었다
그 외로움이 바로
그대가 오고 있는 길이라는 걸
그대가 저기 파도로 밀려오고 있는 작은 길이라는 걸
알고 눈이 시리도록 울었다
밀려와 그대 이제 이 섬의 작은 바위가 되어라
떠나지 않는 섬이 되어라
- 원재훈 <섬에서 울다> 全文
한 번이라도
그리움에 빠져본 사람은 안다
혼자가 아니면서도
지독한 외로움을 느낄 때
사람은 누구나
섬이 된다는 것을
- 이상윤의 <섬에 관한 짧은 명상>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