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애송詩

가을비, 폭풍...

Chris Yoon 2021. 10. 15. 11:29

2019. 10. 3.

 

 

가을비 오는 밤엔
빗소리 쪽에 머릴 두고 잔다
어떤 가지런함이여
산만했던 내 생을 빗질하러 오라
젖은 낙엽 하나 어두운 유리창에 붙어

떨고 있다
가을비가 아니라면 누가
불행도 아름답다는 걸 알게 할까
불행도 행복만큼 깊이 젖어
당신을 그립게 할까
가을비 오는 밤엔
빗소리 쪽에 머릴 두고 잔다


- 이해리의 '가을비 오는 밤엔'

 



폭풍이 온다더니 밤새 비가 내렸다.

어둠을 뚫고 들리는 빗소리는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듯 가까이왔다

꿈을 꾸었다.

어린 시절의 아들이 울고있었다.

나는 어린 아들을 안고 파도를 가르며 헤엄치고 있었다

사람들이 나를 보며 비웃고있었다.

그래도 나는 어린 아들을 품에안고 뭍으로 나와 오한을 참으며 당당해지려 애썼다.

그러다 잠이깼다.

그렇다. 가을비가 아니라면 누가 불행도 아름답다는 걸 알게 할까

다 들 잘 있겠지...가을비가,... 아니... 태풍이 지나가고 있다.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