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애송詩
Spring IV / 4월 오후 - 박용하
Chris Yoon
2021. 10. 15. 06:49
시인 두보는
꽃잎 한 조각 떨어져도 봄빛 줄어든다 했네
왕벚 꽃잎 떨어져 허공을 밟고
자두 바람 몰려와 나뭇가지 핥네
사람 싫어하는 내게도
좋아 죽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이 세상에서 나가면
세상 빛이 줄겠지
오늘 살구꽃 무참하게 진다야
당신 가슴속은 뭐하는지 이 마음은 묻는다
너 보고 싶어
네 눈빛 건지고 싶어
못 견디게 견디는 사월 오후
세상일 하나같이 내 뜻과 멀고
네 몸 역시 내 맘 같지 않네
사월 오후 / 박용하
올해 벚꽃은 꽤나 오래간다
피어나자 말자 바람불고 비 한번 오면 나비떼 날아오르듯 지는게 벚꽃인데
올해는 비도, 바람도 그 짧은 벚꽃의 생을 곱게 내버려 두었다.
일요일, 책 한 권을 옆에끼고 공원으로 가서 벚꽃나무 아래 누워 시간을 보낸다
박용하 시인의 싯귀가 가슴을 친다.
어떻게 이리도 내마음을 대신 했을까?...
'사람 싫어하는 내게도
좋아 죽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이 세상에서 나가면
세상 빛이 줄겠지'
박용하 시인의 문필력이 부러운 4월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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