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병 , 대상포진 (Herpes zoster)
회복이라는 말 이현승
병실에서 시간은 느리게 간다.
풍경 발명가들은 하릴없이 창밖에나 눈을 준다.
그가 해시계 발명가로 업종을 바꿀 즈음
창밖 오후의 해가 나무의 그림자를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옮기는 것이 보인다.
회복 병실은 고요하다.
그래서 자꾸 수액 떨어지는 것에 눈을 주게 된다.
똑, 똑, 똑, 지워지는 소리들
잠든 사람의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눌린 페트병의 힘겨운 복원력 같은 것을 생각한다.
밟혀 짜부라진 페트병 같은 것을
신이 지그시 밟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목숨을 건 전투에서 생환한 사람들이 그렇듯
두려움과 고통과 절망적인 외로움이
살아남는 것의 대가로 주어진다.
비명이 빠져나간 자리를 들숨이 황급히 메우듯
얼마간 두려울 수 있음이 더 살 수 있음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회복이라는 말은 아직 아프고 더딘 말
풍경에 마땅한 소리를 매다는 하느님의 노동을 이해하는 시간
발에 채인 돌멩이가 하느님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
회복의 시간은 느리다.
병은 봄비가 젖어들듯 서서이 스며들지만
청천벽력이 치듯 한번 아프고나면 좀처럼 맑은날처럼 반짝하고 일어날 줄을 모른다
서서이 병을 치료하면서 황폐한 돌밭이 되듯 망가진 몸을 보며 스스로 놀란다
항암치료의 완주를 거의 앞두고 온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대상포진 치료가 시작된지 20일이 지났다.
이제 수포도 많이 진정되고 신경의 마비로 기능을 잃어 착용했던 소변줄도 빼냈다.
그러나 회복은 아직 멀었다.
한번 잃어버렸던 신체의 기능은 그렇게 빨리 돌아오는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로지 내 몸이 먼저 안다. 예전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듯이.
요즘도 뼈를 갈아내는 고통이 있다.
그래서 진통제 주사를 맞는다.
진통제 주사를 맞으면 고통이 옅어지면서 밀렸던 잠이 오고 .. 그러나 잠은 숙면을 이루어주지않고 밤새 나를 비몽사몽으로 끌고 다닌다.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병 , 대상포진 (Herpes zoster)
간밤에도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병원으로 갔다.
오늘이 항암치료주사를 23번째 맞는 날이다.
채혈검사를 판독하던 송교수가 주사약 처방을 내리고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 얼굴이 많이 상했군요. 이제는 잘 드셔야합니다. 밥 맛 좋아지는 약 좀 처방해드릴까요?
- 네. 나는 인사를 하고 나와서 주사실로 가서 1시간동안 항암주사를 맞고 퇴원했다.
돌아오니 피곤이 몰려들며 정신이 혼미한데 숙부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 별일 없니?
- 항암치료 스물세번째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치료는 마쳐가는데 온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대상포진까지 겹쳤습니다.
- 고생하는구나. 잘 먹고 버텨야한다.
처음에 암소식을 전해드렸을때에 ' 정신줄 놓지말고 꼭 붙들어야 하느니라.'하셨던 말씀이 이제는 '잘 먹고 버텨내야 하느니라'로 바뀌셨다.
아흔아홉 노령의 숙부가 이젠 늙은이가 된 일흔다섯의 조카에게 세상을 좀 더 견딜 수 있는 경험담을 지혜롭게 조용조용, 그러나 분명하게 감정을 넣지않은듯 차분히 말씀하신다.
온몸을 가르고, 잘라내고, 꽤매고, 보수한 노인이 다시 일어나 청년처럼 말씀하시는, 세상을 좀 더 머물다가는 지혜와 순응의 말씀은 끝내 나이 든 조카를 울리고 말았다.
나는 수화기를 들고 소리내어 울고말았다.
- 그럼 조심하고 뭐던지 잘 먹고 버텨내거라
숙부님의 음성은 곧게 수화기 저쪽으로 멀어졌다.
나는 전화를 끊고서도 화장실로가서 펑펑울었다.
인생은 이런 것이다. 한때 그 분의 호적으로 입적되려고 양자로 까지 갔다가 뛰쳐나온 나.
이제 저승을 목전에 두고 우리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
-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병 , 대상포진 (Herpes zoster)
원인
대상포진의 주된 원인은 (세포 매개성) 고령, 면역 저하제 사용, 이식, 에이즈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증식하여 신경을 따라 피부로 다시 나오면서 대상포진이 발생합니다. 암, 에이즈,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이식 후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거나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경우에 면역력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질병, 사고, 스트레스 등으로 몸의 면역력이 약해져 대상포진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증상
대상포진은 주로 몸통이나 엉덩이 부위에 생깁니다. 그러나 신경이 있는 부위이면 얼굴, 팔, 다리 등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의 주요 증상은 통증입니다. 통증은 몸의 한쪽 부분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프거나 따끔거리는 느낌의 통증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증상이 1~3일 정도 이어진 후 붉은 발진이 나타나며, 열이나 두통이 발생합니다. 수포는 2~3주 정도 지속됩니다. 수포가 사라진 후 농포, 가피가 형성되며, 점차 사라집니다.
통증은 병변이 사라진 후에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포진 후 신경통입니다. 드물게 수포 없이 통증이 발생하거나 통증 없이 수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포진 후 신경통의 통증이 일반적인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심한 경우, 신경 차단술 등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진단
대상포진은 피부 병변의 모양을 확인하여 진단합니다. 대상포진의 수포는 신경을 따라 무리를 지어 특징적(발진, 수포, 농포, 가피의 여러 단계가 산재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형적인 피부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대상포진이 있기 때문에 피부 병변을 긁어 현미경적 검사, 바이러스 배양 검사, 분자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치료
대상포진은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여 치료합니다. 조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는 것이 효과가 좋습니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진통제를 복용합니다. 진통제의 종류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선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