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Life story

11 ward Story (11병동 이야기) XI

Chris Yoon 2021. 12. 15. 12:17

 

간밤에 비가 내렸다.

불면으로 고생을 하다가 밤 2시부터 일어나 빗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새벽일찍 거리로 나왔다.

어짜피 오늘은 내일있을 송헌호교수와 면담을 한후에 항암치료 두번째로 입원을 해야하기때문에 코로나검사와 채혈, X-Lay를 촬영하러 가야한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데 아파트광장을 벗어나 전철역으로 향했다.

거리로 나오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아름다운 세상.

비가 오는날도 세상은 아름다운 풍경들이 있다.

 

 

 

 

병원이 보인다.

병원2층으로 가서 채혈을 한다.

실험관에 채워지는 나의 정맥에서 뽑아내는 붉은 피.

작은 실험관 다섯개에 가득 담겨지는 나의 오염된 붉은 피를 본다.

저 속에 암세포가 있다니...

- 꼭 누르고 계시다가 3분후에 떼십시요.

나는 잠시 대기의자에 앉아 피를 뽑아낸 자리를 지혈하고 있다가 지하1층 영상의학과로 내려가 기사가 시키는대로 가슴을 대고 X-Lay를 찍는다.

아직도 폐에 물이 고인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숨이 가쁘게 차는 것이다.

 

내일 입원을하여 송헌호교수는 X-Lay와 나의 혈청으로 판독을 한후 나의 증세를 확인할 것이고

나는 그의 지시대로 다시 입원을하여 항암치료를 두번째로 해야한다.

 

약간의 빈혈, 그리고 숨가뿐 증세, 식욕저하... 조금씩 나타난다.

그러나 희망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기로 또 다시 스스로에게 다짐을한다.

 

오후, 부산에 사는 조카에게서 전화가 왔다.

통화중 가슴이 울컥하여 끊었다가 다시 통화했다.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사랑받는 것!  

그러나 인생은 초가을의 햇살같이 짧다.'

 

-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