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애송詩
萬行 / 김재진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Chris Yoon
2021. 10. 13. 07:52
萬行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모든분들께 합장을 드리며...
南 無 觀 世 音 菩 薩.
갑자기 모든 것 낮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滿月(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에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滿月같이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 김재진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 만행(萬行)이란,
말 그대로 만가지 행을 한다는 뜻으로,
몸과 마음으로 생명이 살아가는 도리를
스스로 체험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