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自作 詩

4월, 죽음의 축제는 시작되었다

Chris Yoon 2021. 12. 1. 02:43

 

 

 

4월, 죽음의 축제는 시작되었다 I      윤필립



어제는 피느라 힘들었지만

오늘은 지느라 지치고 힘들었네

세상일이 모두 다 그러하지 않던가!

꽃잎피고 꽃잎 또 지면서

그 영혼 달래주는 노랫소리 흩어진다

날리는 꽃잎 바람결에 따라 가보면

무수히 흩어져있는 꽃잎의 죽음들
그래도 나, 이렇게 웃고 있지 않는가!

 

 


 

 

 

4월, 죽음의 축제는 시작되었다 II           윤필립

 


어제는 봄 햇살 한 줌에 꽃 봉오리 터뜨리고

화사하게 웃어주며 사랑을 하자더니

오늘은 파리한 얼굴로 죽음을 맞는다
그런 사랑이었다면
왜, 그리 순결한 몸으로 일찍 나를 찾아 왔니

채 한 달도 하지 못할 사랑이었던 것을
눈치 챌 겨를도 주지않고,
이 봄날 밤낮으로 화사하게 웃으며 안기더니
바람 한 줄기에도 떨어져 날아갈가련한 운명이었다면
애당초 그 사랑 시작이나 하지 말았어야지
어이하여 내 온몸을 달구어 바짝 세워놓고
이렇게 속절없이 떠나가는 것이냐
나는 오늘도 네가 떠난 자리에 와서죽음에 대하여 생각한다

우리의 4월, 이제 죽음의 축제는 시작되었다

네가 떠난 자리에서 나도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