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힘을 다해 - 이상국
있는 힘을 다해 이상국
해가 지는데
처음 이상국시인의 詩集을 사게한 이상국시인의 詩다
간결하면서도 전해주는 메시지가 대단히 크다
내가 처음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들어간후, 신입생 미술수업을 받던 때,
홍익대학의 교수진들은 그 이름도 쟁쟁한 예술인들의 집결지였다
남관, 박서보, 김원, 천경자, 김정숙, 김찬식, 전뢰진, 최기원, 하종현...
그외 지금은 대단한 작가로 우뚝선 분들이 조교 내지는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이었다
그때, 나는 서양아저씨처럼 키가 훌쩍 크고 피부는 해맑으면서도
머리는 반백에 빨간 셔츠와 미군부대에서 나온 불루진 바지가 썩 잘 어울리는 멋쟁이 노신사에게
크로키수업을 받았는데 과대표였던 나는 다른 학생들보다 그를 대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는 어느날, 자신의 신혼시절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었는데
처음 옥수동 산비탈에 판자로 비를 가리는 움막같은 집을 자신이 손수 못을 밖아 짓고 살았다고 한다
그때, 그 판잣집을 지으며 조금이라도 터를 더 쟁탈하려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멱살드잡이를
고스란히 당해 내었다고 한다
저토록 멋있는 교수님이 그런 악다귀같은 아줌마들 틈에 끼어 싸움질이었다니...
문득 이상국시인의 시를 읽으며 그때, 윤형근교수가 떠올랐다
하얀 왜가리,... 서양화가 청년...
그들도 생존에는 어쩔 수 없었나보다
있는힘을 다해 물속에 머리를 처박는 수 밖에.
그 후, 나 역시도 삶이 만만치않다는 것을 느끼며 윤형근화가와 같은 삶을 살았다
이 글을 읽는 어떤이는 말할 것이다
"말도 마십시요. 저는 지금 이나이에도 있는 힘을 다해 물속에 머리를 처박는 때가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