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自作 詩
Paris 哀傷
Chris Yoon
2021. 11. 16. 05:35
Paris 哀傷
그날 Paris에는 오늘처럼
비가내리고 바람이 불고 있었다.
수선화 한송이 꽂힌 유리병을 가운데 두고 연어요리 한 접시를 앞에 놓은 채
한숨을 들이키듯 잔을 비우면
나직하게 읊조리는 남자가수의 노래가 가슴에 젖어들고
창밖으로 보이는 센 강의 앙상한 마로니에 나무와 노트르담 사원
몇 명 안되는 까칠한 얼굴과 무거운 침묵...
겨울우수에 젖은 사람들은 슬픔을 부비며 고개 숙이고
그저 흘러가는 시간에 마음 아파했다
웅얼거리는 넉두리같은 남자의 노래가 계속되면
몇 명은 더러 자리를 뜨고, 몇명은 남아 훌쩍이듯
속 맘을 나누었다.
마른 마로니에 잎같이 휘날리던 오랜 욕망과 기억할 수 없는 상처들
털고 일어나 휘적휘적 어디론가 갈수도 없는
다 낡아 다시 움직일 수 없는 피에로 인형처럼
바람불고 비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그저 망연히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오늘처럼...
2012. 3. 윤필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