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여행자의 詩

驛馬煞 I am Free

Chris Yoon 2021. 11. 14. 07:32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가자

온 몸에서 피는 빠르지도 더디지도 않게 흐르는데

가자,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 김수영시인의 '아픈몸이'의 부분, 1962.5.30

 

 

 

열일곱, 사춘기 나이에 심하게 열병을 앓으며 움신을 못했다.

살고 싶다는 염원 하나로 밖으로 나와

냉면 한 그릇을 사먹고 역으로 나가 기차를 탔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그 후, 나의 병은 씼은듯 나아 신록의 청춘을 맞았다.

 

그렇다. 역마인생(驛馬人生)은 가둬 놓으면 시름시름 앓는다

갈 곳이 없어도 떠나야한다.

비록 잘 곳이 없어 타관의 역 대합실에서 잠을 자더라도 역마살(驛馬煞)을 풀어 주어야 한다

 

나는 이 봄에 詩와 음악을 가지고 먼나라로 떠다녔던 나의 지나간 여행을 회상하려한다

다녀온 후, 뭐라고 할 말을 잊은체 그냥 시간만 보내다가

미처 못 올렸던 원고, 어느 파일에 넣어 둔 채 그냥 잊어버려 묻혀있던 사진들을 꺼내

마치 다른 사람의 여행담에 귀 기우리듯, 詩와 음악과 연결을 지어가며 다시 회상해 보려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이 봄도 기울고 겨울동안 운동이 부실하여 약해졌던 몸과 마음도 봄꽃처럼 피어 나겠지.

 

Chris Yoon

 

 

I Am Free - Suite Francaise Soundtr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