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여행자의 詩

바람의 사생활 - 이병률

Chris Yoon 2021. 11. 14. 05:40

 

 

 

그는 인생의 단 한번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는데
바로 오늘밤이었다고
알지도 못하는 나에게 말 걸어왔습니다.
새벽 세시 바닷가 술집
그 어떤 물살도 와서 부딪치지 못하는 시간.
그가 슬퍼 보여 나눈 술이 문제만은 아닐덴데
단 한잔만으로 물약을 마신 듯 쓰러져 누운 그녀는
덤불 속의 새집 같았습니다.
그럴 수 없는 일들이 그렇게 되고 마는 바닷가에서였습니다.
쓰러진 그를 두고 나오는길
기다렸던 것처럼 유난히 추운 밤이 오고 있었습니다.
한번 등을 보이면 다시는 돌이키지 못할 萬頃蒼波(만경창파)의
緣(연)이 있음을 그녀는 알았을까요?
아마도 그 일로 짜게 울다 갔으리라..

 

- 이병률의 <바람의 사생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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