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래을 위하여 - 정일근 外
나의 고래을 위하여
나의 고래를 위하여 정일근
불쑥, 바다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면
당신의 전생(前生)은 고래다
나에게 고래는 사랑의 이음동의어
고래와 사랑은 바다를 살아 떠도는 같은 포유류여서
젖이 퉁퉁 붓는 그리움으로 막막해질 때마다
불쑥불쑥, 수평선 위로 제 머리를 내미는 것이다
그렇다고 당신이 고래를 보았다고 말하는 것은 실례다
당신이 본 것은 언제나 빙산의 일각
누구도 사랑의 모두를 꺼내 보여주지 않듯
고래도 결코 전부를 다 보여주지 않는다
한 순간 환호처럼 고래는 바다 위로 솟구치고
시속 35노트의 쾌속선으로 고래를 따라 달려가지만
이내 바다 깊숙이 숨어버린 거대한 사랑을
바다에서 살다 육지로 진화해온
시인의 푸른 휘파람으로는 다시 불러낼 수 없어
저기, 고래! 라고 외치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
고독한 사람은 육지에 살다 바다로 다시 퇴화해가고
그 이유를 사랑한 것이 내게 슬픔이란 말이 되었다
바다 아래서 고래가 몸으로 쓴 편지가
가끔 투명한 블루로 찾아오지만
빙하기 부근 우리는 전생의 기억을 함께 잃어버려
불쑥, 근원을 알 수 없는 바다 아득한 밑바닥 같은 곳에서
소금 눈물이 펑펑 솟구친다면
당신도 고래다
보고 싶다, 는 그 말이 고래다
그립다, 는 그 말이 고래다
고래 발자욱 임영석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고래들의 발자국을 보고 싶다
고래가 발을 버리고 왜 지느러미를 갖게 되었는지
무슨 아픔이 있어 바다로 몸을 숨겼는지
발자국을 보면 그 의문이 풀릴 것만 같다
새끼를 낳고 젖을 물리는 고래들의 발자국을
고고학자들은 왜 아무도 찾지 않을까
바닷속 어딘가는 두 발로 혹은 네 발로 걷던
발자국 무덤들이 가득히 있을 것인데
수천 년 동안 고래 발자국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사람이 역사(歷史)를 발로 쓰고 다닐 때
고래들은 천리 밖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바닷속 가득 풀어놓고 낙엽처럼 밟고 다녔을 것이다
그 발자국 따라 오늘도 새우떼를 쫓을 것이다
고래 발자욱 - 임영석
2월의 첫날입니다
바로 엊그제 시작된 2016년 같은데 벌써 1월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1월에 못 다한 일이 있다면 2월에 천천이 다시 한번 시도해 보십시요.
망망대해를 헤엄쳐 다니는 고래도 멀리 가기 위해 바다 깊숙히 헤엄치다가
수면 위로 떠올라 푸-우 하며 긴 숨을 몰아 쉰다고 합니다
그렇게 거듭하기를 수천번, 멀리 태평양도 건너고 알라스카까지 가겠지요.
열심히 하다보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언젠가 포경선으로 고래를 잡았는데 작은 새끼고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새끼 고래의 곁에 어미 고래가 헤엄쳐 다니며 도망치지 않고 있더랍니다
차마 죽은 자식을 두고 혼자 도망칠 수 없어서였겠지요.
곧 설 명절도 다가옵니다.
떨어져 사는 자손들에게 부담주지않는 내용의 안부 전화라도 먼저 넣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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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 Gibson - Angels of the Sea
▲ 이어듣기
01. Angels Of The Sea
02. Florida Dream
03. Skimming Waves
04. Island Lagoon
05. Free Spirit
06. Laguna Pastoria
07. The Light Of Baja
08. Northern Inl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