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여행자의 詩

Winter Sorrow 겨울哀傷

Chris Yoon 2021. 11. 14. 04:06

 

 

 

겨울哀傷               윤필립

 

 

겨울이 고독하지 않으면 겨울이 아니지

먼산이 강으로 내려오고

그 강물이 다시 얼어

거슬러 산으로 올라 간대도

실성한 시인처럼 심드렁하게 살았으니까.

그렇지않고는 살 수도 없었어

 

외롭지않은 삶은 삶도 아냐

하동에 동백이 피든

남해에 봄이 오든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툴툴대는건

뭔가 비윗장 상해서 어기짱 놓는 소리였지

아니, 아니지

정신 나가서

불알 떨어져 나갈 입춘 추위에

입 비뚤어져 하는 소리일거야

 

그런데

그 우라질,

봄은 어디쯤 오고 있는거야?

 

 

 

한없이 외로운 겨울을 보낸듯하다

말 그대로 Winter Sorrow...

슬픔이 복받쳐오르는 감정을 눌러가며 혼자있다는 외로움과 허리통증을 참았다.

그러면서 긴 겨울을 보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못 만나고 혼자 견뎌야 한다는 것은

때로는 흡연의 욕구까지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꾸욱- 꾹 그 욕구마저 눌러가며 지내다보니 곧 입춘이란다

벌써 먼 곳 남해바닷가에 사는 친구는 동백이 피기 시작했다고 놀러오라는 소식을 보내왔다

가야지... 더 늙기전에.

 

허리치료차 일본으로 건너와서 쓰기 시작한 겨울哀傷(Winter Sorrow).

그야말로 혼자 넋두리처럼 되뇌였던 슬프고 마음상한 몇줄의 글 모음이었다

이젠 그만 마치려한다

대신 아직 봄이 오지않은 겨울 바닷가로 나가 봐야지...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