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애송詩
이런 시를 쓴 걸 보니 누구를 그 무렵 사랑했었나 보다 - 류시화
Chris Yoon
2021. 11. 13. 04:02
언젠가 우리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새들이 날개로 하루를 성스럽게 하는 시간
다르질링 홍차를 마시며
당신이 내게 슬픔을 이야기하고
내가 그 슬픔을 듣기도 했다는 것
어느 생에선가 한 번은 그랬었다는 것을
기억하겠지 당신 몸에 난 흉터를 만지는 것을
내가 좋아했다는 것을
흉터가 있다는 것은
상처를 견뎌 냈다는 것
노랑지빠귀 우는 아침, 당신은 잠든 척하며
내가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지
그리고 어느 날엔가는 우리가 아주 잠들어 버리겠지
그저 당신의 찻잔에 남은 레몬 한 조각과
내 빈 찻잔에 떨어지는 꽃잎 하나
단순히 그 차이뿐
그러고는 이내 우리의 찻잔에서 나비가 날아올라
꽃나무들 속으로 들어가겠지
( 시집 '이런 시를 쓴 걸 보니 누구를 그 무렵 사랑했었나 보다'중에서
- 류시화_90, 홍차)
Andrea Bocelli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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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Vivo Per Lei [With Giorg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