景福宮의 午後 III
조선왕조 오백년의 이끼가 낀
향원정 연못가에서 되짚어본다
나, 이세상에 내려와 백년도 채못살며
어떤 것, 무엇 하나 소유 할 수는 없는것.
이 궁궐을 거쳐가며 권력을 쥐기를 소원했던
그 많은 사람들도 그 어떤 것, 무엇 하나 소유하지 못하고
결국엔 빈 손으로 돌아들 가고
왕족 마저도 역사 속으로 희미하게 사라져 갔지.
평생을 걸어도, 전부를 걸어도 텅 빈 가슴 뿐이니
세월따라 살다 보면 나, 어느 끝에 가닿을까?...
王들은 수많은 궁녀들과 산책을 하며
취향교(醉香橋) 향기에 취했겠지만
오늘은 나 혼자서 취향교(醉香橋) 향기에 취하여있다
향원정은 1867년 지어진 건물로사진에 보이는 다리인 취향교(醉香橋)를 통해 건너가게 되어있는데원래는 건청궁과의 사이를 연결하기 위해 북쪽으로 놓여져있던 것을6·25전쟁 때 파괴된 것을 복구하면서 남쪽으로 새로 놓은 것이라 한다.북(北)이란 말(言)뿐 아니라 방향까지도 배타시했던 시대상이 반영된 일화이다.
수련잎 뜬 향원지에 잠긴 향원정이 곱기만하다
조선왕조 오백년이 고스란히 잠겨있다
그런데... 무서운 기억 하나,
나, 어린시절 군사정권이 들어서고 경복궁에도 군부대가 장악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내 눈에 비친 지울 수 없는 영상들,
상의를 탈의한 런닝셔츠 바람의 군인들이
향원교를 군화발로 뚜벅뚜벅 걸어다니며 향원지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잊혀지지않는 무서운 기억중에 하나...
향원지가 한국최초의 스테이트장이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1894년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참석한 가운데
외국인 선교사들의 피겨스케이팅 시연회가 열렸었다는데
그 장소가 바로 이 곳 향원지였다한다.
내가 고등학생시절이던 때, 서울은 유난히도 추웠었다
그때도 향원지에는 남녀 고등학생들이 스케이팅을 즐겼었다
그때는 동대문 스케이트장이 생기기 전의 일이다
오늘은 그 향원지에 수련잎만 무성하다
향원지에 비치는 향원정의 사진을 한번쯤 안찍어본 사람이 없다
사진을 찍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향원지에 잠긴 향원정의 반영사진을 찍으러온다.
그래서 향원정은 한동안 사진가들의 주요 테마가 되었고
카렌다마다 등장하는 단골풍경사진이 되기도 했었다
작은 물결 하나 없이 고요한 향원지,
그리고 물위에 반영된 향원정.
그런데 나는 한때 이런 사진을 경멸한적이 있었다
아무리봐도 향원지에 비치는 향원정의 사진은 신파(新派)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누군가 말했다
'사진은 싸롱(Salon)으로 시작하여 리얼리티로 돌다가
결국 또 다시 싸롱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라'고...
나이를 먹은 탓인가?
내가 다시 물에 비친 향원정을 찍는다는 사실이...
경회루
경복궁 근정전 서북쪽 연못 안에 세운 경회루는,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사신이 왔을 때 연회를 베풀던 곳이었다.
경복궁을 처음 지을 때의 경회루는 작은 규모였으나,
조선 태종 12년(1412)에 연못을 넓히면서 크게 다시 지었다.
그 후 임진왜란으로 불에 타 돌기둥만 남은 상태로 유지되어 오다가
270여 년이 지난 고종 4년(1867) 경복궁을 고쳐 지으면서 경회루도 다시 지었다
연못 속에 잘 다듬은 긴 돌로 둑을 쌓아 네모 반듯한 섬을 만들고 그 안에 누각을 세웠으며,
돌다리 3개를 놓아 땅과 연결되도록 하였다
이때 연못에서 파낸 흙으로는 왕비의 침전 뒤편에 아미산이라는 동산을 만들었다한다.
앞면 7칸 · 옆면 5칸의 2층 건물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만든 공포는 누각건물에서 많이 보이는 간결한 형태로 꾸몄다.
태종 때에는 48개의 기둥에 꿈틀거리는 용을 조각하였으나,
다시 지으면서 지금과 같이 간결하게 바깥쪽에는 네모난 기둥을,
안쪽에는 둥근기둥을 세웠다.
1층 바닥에는 네모난 벽돌을 깔고 2층 바닥은 마루를 깔았는데,
마루 높이를 달리하여 지위에 따라 맞는 자리에 앉도록 하였다.
서울예고를 다닐무렵, 나는 토요일이면 정동에 있던 학교를 나와 덕수궁 돌담길을 거쳐 광화문을 지나
경복궁으로 들어와 이젤을 펼쳐놓고 그림을 그렸었다
당시 경회루는 너무 커서 캔바스에 담기가 어려웠었다.
그림을 그리다 무료해지면 2층 누각으로 올라가 누워 낮잠을 잤다
이층 누각에서 북쪽을 보면 백악산(북악산)이요.
서쪽은 인왕산, 남쪽은 남산이 보였다.
누각에서 궁궐 밖을 볼 때 마다 그 곳은 언제나 무릉도원이요, 낙원이었다.
언젠가 연못의 물을 완전히 빼고 준설을 할때, 청동으로 만든 불가사리 한 점이 나왔다한다.
다른 한 마리는 관악산 정상에 우물을 파고 그 속에 넣었다고한다.
풍수지리설에 따라 관악산의 큰 화기를 수중에서 불가사리가 막아 달라는 원(願)을 담았다 한다.
관람기간 : 4월 ~ 10월
평일 / 월, 수, 목, 금 10시, / 14시, 16시 (매회 80명)
토, 일 / 10시, 11시, 14시, 16시 / 14시, 16시 (매회 80명)
* 11시 : 한국의 재발견 우리궁궐 길라잡이 해설
관람요금 : 추가요금없이 관람 (경복궁관람권 구매후 관람)
예약방법 : 선착순 인터넷 예약 (www.royalpalace.go.kr)
예약인원 : 1인당 5명까지 (초등학생 이상은 1인으로 간주)
예약및 취소기간 : 관람희망일 6일전 10 : 00 ~ 1일전 23 : 00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