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Life story

신사동 가로수거리에서

Chris Yoon 2021. 11. 11. 06:06

 

 

재즈빌 (Jazz Ville)            정재학


여권을 보여주십시오,
트럼펫 모양의 아파트에 다다르자 재즈빌 관리자가 말했다

그의 옷에는 마일스 데이비스 얼굴이 새겨진 배지가 박혀 있었다
나는 이곳에 오기 위해 화성학과 블루 노트를 공부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여권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여권 연장을 위해서는 존 콜트레인과 칙 코리아의 모든 음반을 들어야 한다
우선 목이 말라 빌 에반스 칵테일을 주문했다

모자에 세 개의 날개를 가진 새가 앉는다

내 머리카락이 북을 치기 시작하자 피아노 건반 위로 기차가 지나간다

나는 악보에는 그릴 수 없는 건반과 건반 사이의 음들을 듣고 있었다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사람들이

음표로 만들어진 문을 찢으며 들어와 자신들의 몸뚱이만 한 하모니카를 불었다
고막이 터질 지경이었다 나는 웨이터에게 물었다
알 디 메올라는 언제 나오나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악마와의 스페니쉬 고속도로 경주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요
구겨진 벽에서 장고 라인하르트의 연주가 들렸다
화재 사고로 왼손의 두 손가락을 사용할 수 없었던 그 집시는 현(絃)으로 말했다 -
손가락이 하나 없어지면 나머지 손가락으로 기타를 쳐야 하며

세 개가 없어져도 나머지 두 손가락으로 쳐야 하는 것이다
모두 없어진다면 손뭉치로 쳐야한다 그것이 삶이다

 

- 이제는 늙어버린 쳇 베이커가 콜록이며 트럼펫을 불고 있었다
그는 내일 자살로 추정되는 의문사로 발견된다

 

 

 

기분도 울적한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픽업하러갈테니 함께 식사를 하고 신사동 가로수길로 나가 커피를 마시며 Jazz를 듣자고.
친구마저 없었다면 어쩔번했나?...
* 사진은 모두 친구 李象國이 찍어준 것

 

 

 

 

휴일에는 어김없이 늦잠을 자고 아침을 거르게 된다

이럴때는 그냥 브런치로 때우기 마련인데

내가 사는 동네에도 카페거리가 생겨 스트리트 패션에 슬리퍼만 걸치고도

가볍게 찾을 수 있어 여간 좋지않다

아르바이트 젊은이에게 가벼운 인사와 음악을 주문하고

오늘은 무엇으로 식사를 할까? 살펴보는 것도 재미가 솔솔하다

아래 메뉴와 함께 유럽음악에 한번 젖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