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애송詩
큰 江 - 김민홍
Chris Yoon
2021. 10. 12. 07:02
큰 江
아무도 모르겠지
밤이면 내가 강가에 나가
은밀히 슬픔을 헹구고
돌아온다는 걸
하여 강물은 밤새
퍼렇게 뒤척이고
물고기들은 내 슬픔을 먹고
살찐다는 걸
아무도 모르겠지
사람들의 눈빛이 흐려질 때마다
내가 조금씩 야위어 가는 걸
하여 내 쓸쓸함이
몹쓸 병으로 익으면
다시 강가에 나가
소리죽여 내가 울고
투명한 내 눈물이
썩어 흘러 바다에 닿으면
이윽고 해일이 일고
물고기들이 일제히 배 뒤집어
수군거린다는 걸
끝내 아무도 모르겠지
詩 / 김민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