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獨白

禪 Series XXXV / 법당 [法堂]

Chris Yoon 2021. 11. 10. 07:14

 

 

남녘의 이른 벚꽃,

멋대로 부는 바람에 푸른 바다로 분분히 날려

저녁 예불 소리 문득 외로운데,......

여수 앞바다, 돌섬 꼭대기 바위틈에

이렇게 대롱대롱 매달려 살자는 것이냐

줄창 하늘만 바라보자는 것이냐

 

- 윤중호 시집 <고향길>에서 -


한세상 지나고 보니 문득 그 숱하게, 옮겨다니며 살았던 흔적들이 보인다

처음 결혼을 하고 관악산기슭 남현동 예술인 마을에 둥지를 틀었었다

해마다 아카시아 꽃피는 계절이되면 창문을 열어놓은 침대 머리맡으로 꽃향기가 몰려들어왔고 뻐꾸기가 늦게까지 울어주었다

가을이 되면 봄에 산란을 한 꿩들이 자라 종종걸음으로 숲을 누비고 다녔다

나는 그길을 따라 돌계단이 놓여진 관악산을 올라 옛절터가 남아있는 곳에가서 마치 제비둥지같은 우리의 집을 아내와 함께 내려다보기를 좋아했다

지금 찾아가 보면 그곳은 등산로가 되어 매우 번잡스러운 곳이 되어버렸다

사람이 산다는것이 여수 앞바다, 돌섬 꼭대기 바위틈인들 어떻고

대롱대롱 매달려 살았으면 어떠하리

벚꽃 날리는 바람속에 간간이 저녁예불 소리 들리는 곳이라면 그곳이 법당같은 내집, 그곳이 바로 천국이지.

Chris Nicolas


법당 [法堂]

절에서 승려들이 부처의 상을 모셔 놓고 불도를 닦으며 신도를 모아 불교의 이치를 가르치는 장소




 

詩의 배경이 된 向日庵

向日庵 /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산7번지
에 있는 암자644년 신라의 원효대사가 원통암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사찰로 1715년(숙종 41)에 향일암으로 개명했으며, 수차례의 훼손과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향일암
은 주변의 기암괴석 사이를 비집고 통과하는 입구와 계단, 다 오른다음 일출을 바라볼 수 있는 탁 트인 바다,주변에 자생하는 동백나무 숲, 벚꽃 등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