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獨白

禪 Series IX / 어떤 윤회(輪廻)

Chris Yoon 2021. 11. 10. 06:12

 

 

저 세상에서건 이 세상에서건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은 새가 된다.
사무치는 그리움 속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영혼이 제일 먼저 새가 된다.
새가 되어 윤회의 길목에 날개를 접고 앉아
그리운 이가 오기를 기다린다.
같은 그리움을 가진 영혼들끼리 같은 날개를 가진 새가 된다.


- 이외수의 '새'에서 -



호숫가를 산책하다가 소름이 돗도록 머리가 쭈볏 섰다.
물 안개가 피어 오르는 호수가운데, 어떤 생명체,
아주 가끔씩 만나는 한 마리의 새다.
아침 묵상을 즐기는듯 날개를 접고 한쪽 다리로 서서
자신을 낮추듯 움추리고 겸허하게 서있다.
수면의 그림자마저 고고해 보인다
내 가슴속에선 이미 범종소리가 크게 울리기 시작한다

분명 저 새는 전생에서 나하고 만났던 적이 있을게다
누구였을까? 한 마리의 새로 윤회하기전, 전생에서의 그는.
이른 새벽 내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가
오래 오래 내가슴속에 그 자태를 새겨주고
미련없이 훨훨 날아가버린 그는 누구였을까?...

Chris Nicolas

 

 

 


Deuter - Temple Of Sil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