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애송詩
빈숲 - 류근
Chris Yoon
2021. 10. 12. 06:53
2013. 9. 24.
빈숲 류근
가을엔 그 숲에 가지 못했다
낮은 십자가와 여자들만 사는 집,
그리고 몇 그루의 꽃나무들이 일으키는 삼각의 숲
내가 자주 생각에 잠겨 있던 숲은 봄과 이른여름의 것이었다
마침 한 여자와 결별했으므로 그 이후의 계절이 거기 다녀갔는지 알 수 없다
멈춰 있는 것은 조금 아프거나 편안한 기억들 뿐
구름조차 세상에 온 것들은 잠자코 멈춰 있지 못한다
그 숲의 가을에 가지 못했다
멈춰지지 않는 상처로만 명멸을 거듭하는 숲,
봄과 이른 여름에만 존재해서 더 이상 결별이 이룩되지 않는 숲,
그리고 이제는 불타는 여자가 오지 않는 숲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 성모 순례지는 병인년(1866년) 대박해 때
많은 순교자들이 피 흘리며 죽어간 무명 순교지이다
남양 순교지(聖母聖地)는 다른 순교지와는 달리 무명 순교들의 치명터였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오다가, 1983년부터 성역화되기 시작하였다
그 후로 많은 어려움 속에서 작은 정성들을 모아 가꾸어져 오던 남양 순교지는
1991년 10월 7일 마리아 축일에 성모께 봉헌되고
한국 천주교회 사상 처음으로 성모 순례지로 공식 선포되었다.
남양 순교지(聖母聖地)주소 : 445-851 경기도 화성군 남양면 남양리 1704 전화 : (031) 357-58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