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새'의 persona였다
나는 '불새'의 persona였다
한번 빠져든 '바다에 관한 명상'에서 좀처럼 헤어나기가 힘들다.
그럴때는 그냥 생각, 자체에 맡겨버리고 옛 원고를 찾아 다시 읽어보고
몇일간 그 생각에 젖어 있어야 한다.
내가 유홍종선생의 '불새'를 읽고 영향을 받은건 아주 오래전 일이다.
'불새'는 한마디로 영상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몇 줄 읽고, 눈 앞에 떠오르는 영상을 그리며 눈을 감고 오래 앉아 있고...
또 몇 줄 읽고, 눈 앞에 그려지는 영상을 떠올리며 책을 덮고 앉았다가,... 다시 읽고... ...
그..랬..었..다...
나는 이 단편을 읽고 줄곧 주인공의 '페르소나'(persona)에 스스로 빠져들었다.
* persona / 분신, 사람마다 자신이 원하는 자신의 가면
- '불 새' 줄거리 -
주인공, '그'는 전설속의 불새가 십년만에 한번씩 나타난다는 남해의 어느 섬으로 사진촬영을 떠난다.
불새를 찍기 위해 섬에 몰래 잠복해 있던 '그'는 망원렌즈에 비친 멀리서부터 걸어온 한 여인을 만난다.
아무도 없는 ...불볕 더위의... 뜨겁게 달궈진 모래밭,...
그중 바위 한개가 유일한 그늘에서 텐트를 치고 그들은 불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는...그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고...
이튿날 여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개기월식과 함께 나타났다가 조용히 사라져 버린다는 불새는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
그 여인은 ... '불 새' 였다.
유홍종의 '불 새'를 읽고 줄곧 주인공의 '페르소나'( persona)에 빠져들었던 시절.
사진설명/
윗 사진 : Australia Philip Ísland 에서 풍광이 아름다워 많은 촬영을 했다.
그때도 촬영을 하면서 '불 새'의 배경과도 같은 섬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없었다.
아랫사진: 단편 '불 새'를 읽고 줄곧 주인공의 '페르소나'( persona)에 빠져들었던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