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

2017. Autumn series I. II.

Chris Yoon 2021. 11. 5. 04:48

I. 내 청춘의 음악, Blues

 

 

 

내 靑春의 음악, Blues

그때 음악과 시가 있는 한
영원한 청춘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때 우리가 쏘다녔던
골목과 천변은 빛났던가
아니 한 장의 나뭇잎조차 빛나지 않았다
우리가 빛이었으므로

가슴 근처에 잡히는 멍울은
울음이 아니라 음악이라고 생각했었다

하기는 울음이 곧 음악 아닌 적 있었던가
다만 슬프지도 격렬하지도 않을 뿐이야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우리는 시를 썼고
그래서 한 번도 청춘인 적 없었다

진작부터 붉은 노을이었다

지나가는 말로 묻는 안부처럼
무심한 듯 갑자기 가슴을 치는 것
음악이란 그런것이다

 

 

새벽에는 조금 춥게 느껴지는 요즘 날씨,

그러나 한낮에는 아직 태양이 뜨겁고 일교차는 마냥 큽니다.

그러나 가을은 이미 성큼 우리곁으로 다가온듯 합니다

요즘 저는 새벽마다 카메라를 들고 이슬내린 풀밭으로, 자작나무 숲으로, 도토리가 떨어지는 얕으막한 산길을 다니며

가을이 오는 풍경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틈틈히 그 사진들을 올려가며 사진에 맞는 음악들을 접목시켜 이 가을을 내 생애 마지막 가을처럼 아끼며 보낼까 합니다

많이 동참해 주시길...

 

 

 

 

 

II. 나의 쓸쓸함엔 기원이 없다. - 박정대

 

 

나의 쓸쓸함엔 기원이 없다.
너의 얼굴을 만지면
손에 하나 가득
가을이 만져지다 부서진다.

쉽게 부서지는 사랑을
생이라고 부를 수 없어
나는 사랑보다 먼저 생보다 먼저
쓸쓸해진다.

적막한 적막해서
아득한 시간을 밟고 가는 너의
가녀린 그림자를 본다.

네 그림자 속에는
어두워져가는
내 저녁의 생각이 담겨 있다.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나는 끝내 사랑할 수가 없어
네 생각 속으로 함박눈이 내릴 때
나는 생의 안쪽에서
하염없이 그것을 바라만 볼 뿐..
네 생각 속에서 어두워져가는
내 저녁의 생각 속에는
사랑이 없다.

그리하여 나의 쓸쓸함엔
아무런 기원이 없다.

기원이 없이 쓸쓸하다.
기원이 없어 쓸쓸하다.

글 - 박정대

 

 

 


Chordially Yours ㅡ Michael Hop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