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Life story

아름다운 시절 I

Chris Yoon 2021. 11. 3. 14:15

아름다운 시절 I

 

 

창밖에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던 봄날이었다
자연광선을 이용해 텍스타일 패턴을 복사하느라
트라이포드를 세우고 벽에 그림을 붙이며
카메라의 렌즈 조리개를 바짝 조이고
1/2초 이하의 긴시간을 주느라
흔들리지않게 카메라에 릴리즈를 꽂고
조심스럽게 셧터를 눌렀다

나는 그토록 단순한 작업에도 열중하던
스물아홉의 청년이었다.
짧게 깎은 머리에 짙은 눈섶,
호기심을 가득담은 눈빛,
진흙으로 빚어놓은듯 굴곡이 강한 옆얼굴 선,
카메라가 흔들리지않게 조심조심 숨을 쉴 때마다
콧김으로 묻어나오던 설익은 복숭아 향기.
그 청년은 어디로 갔을까?...

Chris Nicolas

 

 

 

 

 

 

 

아름다운 시절 II

 

그때는 그토록 막막하고 앞이 않보여 빨리 지나가기를 바랬던 시절들...

 

 

돌이켜보면 바람불던때가 어디 그때 뿐이었던가?
살아오는 내내 거센 바람을 만났었다
태고적부터 세상을 떠돌던 바람은
풋과일같던 나를 흔들며 가만 놔두지 않았다

타고난 예술가 기질로 이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증오 만큼이나 커다란 아픔이었다
그러나 천둥이 먹구름 위에서 울고 비가 내려도
태양은 늘 거기, 그곳에 있었다
조금만 더 기쁘게,
조금만 덜 슬프게,
그렇게 살았더라면...
그것을 몰랐기에 날마다 내삶은 얼마나 전쟁터였던가!

Chris Nicolas

 

윗 사진들은 전부 내 나이 서른살 무렵, 신입사원의 때를 못벋고 좌층우돌, 이리 뛰고 저리 뛰던 시절의 사진들이다

물론 결혼도 안했고 첫 월급을 타면서부터 은행으로 달려가 저축을 하면서 착실하게 꿈을 키우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어쩌랴...그돈 언제모아 아파트 사고, 차 사고, 장가들어 자식 낳아 기를까?...

너무 막막하고 앞이 안보이던 안개속의 시절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진을 보면 알듯이 보너스타면 양복점으로 달려가 옷 해입고 옷에 맞춰 넥타이사고, 와이셔츠 맟추던 아름다운 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