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獨白

O.L. Park의 풍경들 I

Chris Yoon 2021. 11. 2. 04:57

 

집 떠날 그날


좀 더 높이 날아봐

이 비 그치고 나면
우린 떠나야 해.
저 멀리 다른 세계로 높이 높이 날아 떠나야 해.

 


장대비가 쏟아지다 해가 쨍하게 비치다가...

그런 장마가 좀처럼 그치지를 않는 가운데 산책길을 나서 습관처럼 왜가리 둥지를 올려다 본다.

뙤약볕 아래서 타들어가는 갈증을 참아내고, 지루한 장마속에 비에 젖은 둥지를 못 떠나던 왜가리 형제가

이젠 어엿하게 집 떠날 준비를 한다.

내 아들도 저렇게 성장을 마치고 집을 떠났다. 건강하게 아무 탈없이 성년이 되기를 기도한다.

 

 

 

 

 

너, 나...우리는 관객없는 무대위의 삐에로

 

 

 

텅 빈 무대.
관객은 지나가는 바람 뿐...
그래도 삐에로는 공연을 한다.

... 결국 삐에로는 지쳐 쓰러졌다.

 


작품명 / 원류의 분절 ( The Articulation of the Origin )작가 / 레오폴도 말레르 Leopoldo Maler (Argentina)

 

인간을 바닥으로부터 위로 올려주는 의자는 힘과 권력을 상징합니다.

일상적이지않은 크기의 여러 개의 녹슨 의자가 신비한 관람석을 연출하고, 그 앞에 배우처럼 인간을 나타내는

대리석 조각이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이 작품을 보면서 마치 연극적 상황 한가운데 있는 것과 같은 심리적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저는 신들린 연기를 하다 쓰러진 삐에로를 보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관객없는 무대에서 공연하는 삐에로와 같다는걸 명심하시길...

 

 

 

 

 

지난날이여 안녕히

 

 

군중들의 함성이 아직도 들린다.
한때 그는 빨간 망또를 흩날리며 성난 황소를 쓰러트리던 투사였거늘,
그렇던 그가 낡고 퇴색되어 벽안에 갇혀있다.
갈채와 환호는 어디로 가고
이렇게 벽안에 정적만이 감도나...

 

 
아무도 돌보지않는 공간을 지나치다

폐처리된 조각을 보았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투사'...

내 모습을 보는것 같아 눈시울이 뜨겁습니다.

 

 

 

 

 

 

두 개의 운명 (Les Deux Destinees)

 

 

 

훗날,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 로버트 프러스트의 '가지 않은 길 ( The road not taken )중에서 -



공원 산책길에 한개의 유리창에두개의 사물이 비친걸 보았습니다.
한쪽은 잔디와 나무가 푸르른 풍경이고
또 다른 한 쪽은 벽이 가로막혀 가슴을 짓누르는 풍경이었습니다.
순간,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않은 길'을 떠올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젊은시절, 호기심으로 택했던 가슴을 짓누르는 삶.
그리고 우리가 택하지 않았던 또 다른 삶이
우리의 가슴속에 안개꽃같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 제가 홍익대학 졸업반이었던 해, 학생신분으로는 출품할 수가 없었던 제19회 國展에

조각 부문으로 최연소자 입선을 했었습니다.
그때, 제 모교 홍익대학 재단인 홍익여고에서 교생실습을 마치고 교사로 재직하라는 아주 좋은 조건의 제의를 받았지만 저는 사양했습니다.
항상 활기넘치고 웃음소리가 끊임없는 여학교의 미술교사보다 그냥 고독하고 모더니스트 다운

사회의 Artist가 되기를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에게는 '가지 않은 길' 입니다.

 

 

 

 

그,... 뒷 모습

 

 

돌아서 가는 그의 뒷 모습이

이미 모든걸 말 해 주었다.

 

 

 

 

 

 

Nigel Kennedy - violin, electric violin
Tomasz Kukurba - vocals, viola, flute, percussion
Jerzy Bawol - vocals, accordion
Natacha Atlas - vocals
Aboud Abdul Aal - violin
Krakow Philharmonic Orchestra / strings
Tomasz Lato - double bass
Mo Foster - electric bass
Miles Bould - percu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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