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었더냐 XV - 라이락( lilac)
홀로 앉아 술 마셔 본 적이 있는가?
아주 오래전, 라이락 처럼, 비에 젖어 고개숙인 라이락처럼
창백하게 고개 떨군채 늦은밤 홀로 앉아 술을 마시던 기억이 있다.
한때 지상에서 가장 눈부시게 투명한 햇살을 받던날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를 쓰며
피어오르는 라이락같이 짙고 농염한 사랑을 했었다
쾌감으로 기울기도 전의 끝나버린 파국으로 내닫은 사랑,
함께 불행하기를 바랬던 무모(無謀)한 집착
너는 행복하니? 난 이렇게 불행한데
먼 바닷가로 떠돌며 훈장처럼 품어온 불행의 씨앗들
이제 시든 라이락같은 옛사랑의 기억들은 흔적조차 찢기워 날아가 버렸다
그러나 오늘은 비에 젖은채 고개 떨구고 있다
이젠 다 용서하기로 하자
나 그렇게 홀로 앉아 술 마시던 기억이 있다.
남자들은 술을 마시며 때로는 가버린 옛사랑에 혼자 운다.
떠나간 옛애인이 그리운게 아니고 잃어버린 젊은날이 그리워서 일것이다.
봄 밤, 술에 취해 돌아오는 골목길에
남의 집 담장에 꽃잎이 흐드러지게 피어 넘어와 있으면
그 아래에서서 옛 사랑을 떠올리며 울어 본 경험이 있으리라.
손택수 시인은 목백일홍 아래 버려진 술병을 보고
꽃과 함께 대작을 하고 간 사내를 시로 썼고,
미국의 재즈싱어 재프버클리는
라일락 나무 아래서 라일락 와인을 만들면서
술에 취하면 너에게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주량을 훨씬 넘긴 채 와인을 들이키고 있다고 노래했지만
나는 라이락 아래 술마시던 이야기를 이렇게 쓴다.
봄밤이다. 이제 떠나간 옛사랑은 더 이상 증오하지 말자.
- Photo / Copy :: Chris Yoon
수수꽃다리와 라이락의 차이점.
산기슭이나 마을 주변에 자라는 낙엽 떨기나무다.
줄기는 높이 2-3m에 달하며 어린 가지는 털이 없으며 회갈색이다.
잎은 마주나고 넓은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이다.
꽃은 4-5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피고, 향기가 짙다. 꽃받침과 꽃부리는 4갈래로 갈라지고 수술은 2개이다.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라일락과 비슷하지만, 라일락은 잎 길이가 폭에 비해서 긴 편인데, 수수꽃다리는 길이와 폭이 비슷한 점이 다르다. 자생지에 대한 정보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흔히 라일락이라고 불리며 관상용으로 흔히 정원에 재배한다.
그러나 라일락은 본 분류군이 속한 수수꽃다리속 식물을 일반적으로 일컫는 이름이기는 하나 동유럽이 원산이며 북반구에서 널리 재배되는 Syringa vulgaris를 이른다.
수수꽃다리는 라일락과 매우 비슷하나, 잎의 형태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라일락은 잎이 폭에 비해서 긴 편인데, 수수꽃다리는 길이와 폭이 비슷하며, 라일락의 잎의 끝머리가 긴 점첨두인 반면 수수꽃다리는 잎의 끝머리가 짧은 점첨두인 점이 다르다(Flora of Korea Editorial Committee, 2007).
자생지에 대한 정보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