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

꽃이 피었더냐 IX - 벚꽃 ( cherry blossoms)

Chris Yoon 2021. 11. 1. 06:36

 

어제는 지치고 힘들었지만

벚꽃피고 그 꽃잎 또 지면서

노랫소리 바람에 날리는 꽃잎따라 하늘높이 날아 올라라

오늘은 나, 이렇게 밝게 웃지않는가!

 

 

 

벚꽃이 아름답기로 여러곳이 있다

일본의 오사카가 아름답고 국내에선 진해, 하동 쌍계사 벚꽃 10리길,

서울에선 여의도, 석촌호수를 들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오해일 수 있다

잠실 5단지의 벚꽃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잠실은 원래 버려진 땅, 섬이었다. 그래서 옛날에는 뽕밭을 이루고 누에를 쳤다

그래서 이름도 누에 蠶, 집 室을 부쳐서 잠실이라 하였다

그러다가 서울 강남 개발붐을 타고 1970년대에 잠실의 아파트 붐이 조성되고

벚나무를 심기 시작한것이 그 시초였다

미국에선 100년이 지나야 아파트 주변 경관이 조성되고 값이 오른다더니 그 말이 맞다.

거칠고 마른땅에 나무를 심어 놓은것이 자라 이제야 제 몫을 하는것을...

 

 

 

내가 어렸던 시절, 처음 이곳 잠실을 찾아 왔을때는

한강 뚝섬에서 나뭇짐을 싣는 나룻배를 타고 건너와 진흙탕길을 걷다보면

덩그라니 봉은사라는 절 한 채가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곳에 코엑스가 생기고 마천루같은 빌딩들이 들어섰다

그때는 물론 롯데월드도 없었고 자연적으로 생겨 방치된 석촌호수만이 있었으며

잠실나루역(구 성내역)에서 내리면 키작은 집들 가운데 성당 한 채가 눈에 들어왔었다

그곳으로 와서 나는 종합운동장이 만들어지는걸 보았고

아주 오래전에 있던 몽촌토성이 올림픽공원으로 탈바꿈하는 걸 보았으며 88올림픽을 맞았다

그리고 해마다 피어나는 벚꽃을 보며 시를 쓰고 사진을 찍는다.

나만큼 잠실의 벚꽃을 많이 찍어본 사람이 또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면 카메라를 들고나가 벚꽃들의 얼굴을 찍는다.

그러나 어쩌랴! 올해는 잠실4단지의 재건축으로 그 아름드리 벚꽃들이 모두 베어지고 말았다.

 

 

 

 

Photo, Copy :: Chris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