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
꽃이 피었더냐 IV - 산수유( 山茱萸, Japanese Cornelian Cherry)
Chris Yoon
2021. 11. 1. 06:22
지난겨울 무던히 견디며 붉은 열매 달고있더니
그 아까운 열매 훌훌 털어버리고
봄부터 산수유 마른 가지마다
물 오르는 수런거리는 소리 들리더니
마침내 이토록 노란 꽃을 피우셨다
합장 해야지
네가 바로 부처였구나
화색(花色)의 속도가 바람으로 잘 때
꽃을 잃어버린 나무는 서둘러 꽃을 피운다
그 중에서도 산수유가 앓고난 노인처럼 부시시 마른가지를 털고 일어나
언제 그랬냐는듯 노란 꽃을 피웠다
코로나로 봉쇄되어 갇혀 지낸지 어느새 1년.
인명은 재천이라고 했던가?
그래, 나도 이젠 집 서재에서 편집과 집필만 하는것도 진력이 난다.
寫友와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선다.
QUO VADIS (쿼바디스) / (神이여, 당신은 어디로 가시나이까?)
INSHALLA (잉샬라) / 神의 뜻이라면...
저 산수유 꽃이 지고 붉은 열매가 맺힐때쯤이면 우리 모두 살아남아 산수유 다린 물을 마시며 축배를 들어야지.
Photo: Chris Yoon, Andy Lim